"큰 수술 마친 16개월 아기…한 달 만이라도 금연해주세요"

입력 2023-02-21 13:37   수정 2023-02-21 13:58


어려운 수술을 마친 아이의 부모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실내 흡연을 삼가달라"고 호소한 글이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부모는 아이가 회복하는 기간만이라도 담배 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이웃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2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여놓은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사연 속 아이의 부모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수기로 작성한 '호소문'도 공유됐다.

사진에 따르면 아이의 부모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글을 적기 전 수십번 고민하다가 이렇게 도움을 요청드리고자 몇 자 적어본다"며 "늦은 나이에 결혼 후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이가 선천성 질병으로 큰 병원에서 10시간 넘게 어려운 수술 후 오늘에서야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이에 아이가) 한동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내게 돼 일부 입주민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실내 흡연을 제발 삼가달라. 그리고 아침, 저녁 복도에서 전자담배도 삼가길 부탁드린다. 이른 새벽, 늦은 저녁에 밖이 추워서 복도에서 또는 실내에서 흡연하시는 분들, 제발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려우신 거 잘 알지만, 한 달이라도, 이번 한 달만이라도 실내 흡연, 복도 흡연을 삼가시길 부탁드린다"며 "이제 16개월 된 아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거듭 간청했다. 작성자는 "무단 부착해 죄송하다. 3일 후 제거하고 부착 전과같이 깨끗한 상태로 복구해두겠다"는 글도 덧붙였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서의 실내 흡연 문제는 '층간 소음'만큼이나 심각하다. 또 실제로 실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른바 '층간 흡연'이 아이들의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연구팀이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어린이(만1~13세)의 보호자 1만6000여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아이를 키우는 비흡연 주민 중 61.6%가 층간 흡연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층간 흡연과 알레르기 증상과의 관계를 집중 분석한 결과, 층간 흡연 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천식과 알레르기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증상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간접흡연 등 담배 냄새 피해 민원은 2844건으로, 2019년(2386건) 대비 19.2% 증가했다. 하지만 집 안에서 흡연하는 것을 제재할 법적 근거는 전무한 상태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간접흡연 피해를 입은 입주민은 관리사무소 등 관리주체에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관리주체는 흡연 세대에 '권고'만 가능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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